산행기

소백산 칼바람에 오돌오돌 떨면서 맞이한 송년 일출산행

산이야 2014. 1. 2. 06:46
728x90

늘 함께하는 3인방이 2013년 송년산행을 소백산 일출산행으로 결정하고

코스는 어의곡 ~ 비로봉 ~ 국망봉 ~ 상월봉 ~ 늦은맥이재 ~ 어의곡으로

원점회귀하도록 계획하였다. 기상청 일기예보를 보니 정상 기온은 영하 17도

풍속은 초속4~5미터라니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이 되었다. 어의곡 진입로는

10km정도가 빙판져 있어 조심하여야 할 구간임.

주차장에서 도착후 차 안에서 선잠을 청하고 5시2분 산행 시작.

하늘엔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이 쏟아져 내릴듯 반짝이고 있다.

고요한 눈밭 위를 뽀드득 거리는 소리에 맞춰 3인의 헤드랜턴 불빛만이 움직이고 있다.

국망봉 갈림길 아래에 다다르니 쌩쌩거리며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능선에 올라서기 전에 단단히 준비해야 하기에 모든 장비 착용하고 능선에 접하니

바람세기에 한번 움츠러들고 추위에 다시 한번 움츠러 들었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바람이었다. 약500미터 전진하는데 생지옥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비로봉에 도달하니 먼저 도달한 10여명의 산꾼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간신히 시간 전에 도달하여 멋진 일출을 보며 한해의 무탈함을 감사하고

신년에도 무탈하길 기원하였다.

이제 다시 지나가야 할 능선이 두렵기만하다. 갈때는 바람을 살짝 앉고 가야하기에

느낌은 더욱 심할 것이리라 생각하였다. 무릎 위 부위는 갈라지는 듯한 느낌이 있을 정도로

아려왔다. 도저히 진행하기 어려워 국망봉 가는 것 포기하고 바로 하산함.

바람을 피하니 영하 17도의 기온임에도 따뜻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중간에서 따뜻하게 뎁혀간

정종 한잔으로 몸에 활기를 불어 넣고 하산. 시간은 9시18분.

들머리에 있는 비로봉식당에서 두부전골로 식사(양도 푸짐, 맛도 짱!)

이로써 소백산의 칼바람을 다시 한 번 느끼고 평생 잊지 못할 송년산행의 추억을 새기었음.